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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월

*고니* 2007. 5. 3. 08:31

 

 오월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피천득(皮千得)

 

   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.
   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.
   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.
   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.
   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.
   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.
    스물 한 살 나이였던 오월.
   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. 
   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,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..
   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는 않았다.
   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.
    得了愛情痛苦 득료애정통고 - 얻었도다, 애정의 고통을
    失了愛情痛苦 실료애정통고 - 버렸도다, 애정의 고통을
   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
  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.
   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.
   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.
    나는 오월 속에 있다.
   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.
   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.
   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. 

 

 

 

 

    "5월은 금방 찬 물로 세수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... "

    "내 나이 세어서 무엇하리 나는 싱그런 오월속에 있겠거늘"

 

     작년에도 또 그이전에도 그랬던 것 처럼

     5월이 되면 꼭 떠올리는

     피천득님의 오월 음미도 해 보며 

    

     원숙한 여인의 달..

     6월도 맞이 하리라 라며 조그만 나의 뇌리속에서 되 뇌여보면서 

     뜨거운 여름앞엔 오월은 참으로 싱그럽고도  아름다운 달 이려니~~~


    유월이 되면..

    "원숙한 여인"과도 같은 푸르른 녹음도 우거지겠고 
    그리고 또 작렬하는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 하리라

    

    맑고 순결한 오월..

    지금 이 시간에도 가고 있을텐데~~~~~~

 

 

 

 ♪ 흐르는 음악 ♬
 The power of love / Vienna Symphonic Orchestra 연주